아무도 몰랐던 천지의 아픔
영화 속 천지네 가족은 마트에서 일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직은 쿨하고 당당한 엄마와 항상 무덤덤하고 시크한 성격의 언니 만지, 그리고 항상 밝고 착한 여동생 천지 이렇게 셋이 살아갑니다. 항상 밝기만 하던 천지는 어느 날부터 조금씩 안 하던 행동을 하기 시작합니다. 특별히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았지만 평소에 하지도 않던 말들을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항상 예쁘게 말하고 무언가를 요구한 적도 없던 천지였지만 어느새부턴가 자꾸 체육복을 잃어버렸으니 새로 사달라고 하거나 몇 달이나 뒤에 있는 생일을 앞당겨 생일선물로 mp3를 사달라는 둥 엉뚱한 말들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런 천지를 언니 만지와 엄마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깁니다. 하지만 엄마는 한 번도 무언가를 사달라고 한 적이 없던 천지가 mp3를 갖고 싶다고 말한 것이 마트에서 일하는 동안 계속해서 신경 쓰였고, 결국 엄마는 천지가 가지고 싶다던 mp3를 사러 갑니다. 그렇게 고심 끝에 mp3를 골라 구입한 엄마는 집으로 갔지만 천지는 이 날 되돌릴 수 없는 슬픈 선택을 하합니다. 항상 밝기만 하던 천지가 유서 한 장도 남기지 않은 채 바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입니다. 이것으로 보아 천지는 아무도 모르게 혼자서 많이 힘들어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엄마와 만지는 천지가 죽은 후 천지가 자살을 했다는 소식이 아파트 주민에게 안 좋게 퍼져나가기 시작했고 살고 있던 집에서도 쫓겨나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됩니다. 힘겹게 이사를 마친 후 엄마와 만지는 아파트 옆에 있는 "보신각"이라는 중국집으로 밥을 먹으러 갑니다. 그리고 그날 밤 만지는 유서 한 장도 없이 갑자기 세상을 떠난 천지의 마음을 궁금해하며 잠들고 다음날 천지가 다녔던 학교 교실로 찾아갑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평소 천지와 친했다던 화연이를 만나게 되는데, 만지는 화연이를 보자 뭔가 심상치 않았던 기억 속 한 장면이 떠오르게 됩니다. 그 기억은 화연이와 천지가 함께 있다가 언니 만지를 마주치게 되었고, 화연이가 만지에게 돈가스를 사달라고 한 기억이었습니다. 이때 만지는 돈가스를 사줄 돈은 없으니 떡볶이를 사주겠다고 하고 분식집에 들어갔습니다. 화연이는 잠시 다른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러 밖에 나가게 되고, 그 사이 천지는 언니 만지에게 떨떠름한 표정으로 "쟤(화연이) 어때?"라고 물어봤었습니다. 이때의 천지의 표정이 생각난 만지는 전에 돈가스를 사주지 못한 게 마음에 걸린다며 화연이를 불러냅니다. 만지는 화연이에게 이런저런 질문들을 하고 예상하지 못한 화연이의 반응들과 대답들을 들은 만지는 화연이가 천지의 죽음에 깊게 관련이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집으로 돌아간 뒤 곰곰이 생각하던 만지는 천지가 했던 말들이 생각났고, 그 말들은 천지가 자신이 힘들다는 것을 표현한 말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뒤 눈물을 흘리며 천지 죽음의 진실을 밝히겠다고 굳게 다짐하게 됩니다. 또한 엄마도 그동안 천지가 학교에 가기 싫다고 했던 말, 그토록 좋아하던 짜장면이 죽도록 싫다고 했던 말들이 떠올랐고, 본인이 천지의 아픔을 알아채지 못한 것을 알고 괴로워합니다. 그 후 엄마와 만지는 점점 천지의 죽음에 관련된 일들이 밝혀내기 시작하고 이 과정에서 천지 친구들이 천지를 미워하고 괴롭혔다는 사실들을 알아내게 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소중한 내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자
이 영화를 통해서 우리는 소중한 가족들과 가까운 나의 친구들에게 조금 더 신경 쓸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가끔 나의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속마음을 남보다 모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마치 친구들이나 가족들에게 하지 못하는 이야기나 고민들을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듯이 말입니다. 또한 "우아한 거짓말"이라는 이 영화의 제목은 가끔 나의 소중한 사람들이 나를 걱정할까 봐 괜찮지 않아도 괜찮은 척, 싫어도 좋은 척 착한 거짓말을 하는 모습들을 함축적으로 잘 표한한 제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속의 천지도 엄마와 언니가 자신을 걱정할까 봐 그동안 힘들었던 것들을 사실대로 털어놓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엄마와 만지가 자신의 가장 소중한 가족인 만지에게 더 신경 쓰지 못했던 것을 후회하는 장면 또한 우리에게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를 통해 이렇게 흔하게 일어나는 우리의 착한 거짓말들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고 주위 사람들에게 나를 솔직하게 표현하고 힘든 일이 있을 땐 혼자 이겨내는 것도 좋지만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도움을 요청하지 않더라도 우리 주위에 천지처럼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있을 땐 모르는 척하지 않고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만 잘 살아가면 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나의 주의 사람들 모두가 행복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누군가를 괴롭히고 미워하는 일들이 사라지고, 서로 많은 관심을 기울이며 힘들어하는 사람 없이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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