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뒤 덕수의 가장으로서의 삶
영화 '국제시장'은 할아버지가 된 덕수의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가 시작됩니다. 1950년대 한국전쟁이 일어났던 시기에 덕수네 가족은 다 같이 피난을 떠났습니다. 워낙 많은 인파들이 몰려들어 덕수의 아버지는 가족들을 챙기고 덕수는 동생 막순이를 챙겼으나 배에 오르던 중 그만 막순이를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막순이를 잃어버린 것이 모두 자기 책임인 것 같았던 덕수는 다시 막순이를 찾으러 가려고 했지만 아버지는 덕수에게 이제 네가 우리 집의 가장이니 가족들을 지켜달라는 말을 남긴 채 막순이를 찾으러 배에서 다시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 덕수는 아버지를 볼 수 없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덕수네 가족은 부산으로 도착했고, 갈 곳이 없던 덕수네 가족은 덕수네 고모가 운영하는 '꽃분이네'로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생활하기 시작했습니다. 막순이와 아버지를 잃은 것이 모두 자기 탓인 것만 같은 덕수는 어머니에게 왜 자신을 원망하지 않냐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덕수 탓이 아니라고 말하며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덕수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덕수는 돌아가지 못했고 결국 친구 달구와 함께 계속 부산에 남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둘은 평생 친구가 되었고, 노인이 되서까지도 친구로 지내고 있었습니다. 할아버지가 된 덕수와 달구는 언제나처럼 투닥거리며 부산 거리의 벤치에 앉아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학생들이 검은 피부를 가진 외국사람들을 보며 험담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습을 본 할아버지 덕수는 자신이 젊었을 때가 생각났는지 학생들에게 왜 가만히 있는 외국인들에게 뭐라고 하냐며 화를 냈습니다. 그리고 화면은 자연스럽게 할아버지 덕수가 젊었던 시절로 전환되었습니다. 덕수가 젊었던 시절 그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에 비해서 친구 달구는 덕수보다 훨씬 여유롭게 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공부를 잘했던 덕수의 동생 승규는 서울대학교에 합격했습니다. 그래서 덕수도 꿈이 있었지만 동생 승규의 등록금을 내주기 위해서 꿈을 포기하고 오직 돈을 벌기 위해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달구는 덕수에게 딱 3년만 독일의 광부로 지원해 일하고 오자고 말했습니다. 고민하던 덕수는 집에서 동생 승규가 어머니에게 광부로 지원하겠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는 그냥 자신이 광부로 지원할 것을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덕수와 달구는 바로 광부로 지원하기 위해서 체력검사를 하러 갔습니다. 덕수는 체력검사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지만 작업 경험이 없었고, 달구는 체력 미달로 지원이 힘든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꼭 광부로 지원해 돈을 벌어야 했던 덕수는 할 수 있다며 애국가를 부르기 시작했고, 이를 본 달구도 함께 일어나 애국가를 불렀습니다. 결국 그들은 독일의 광부로 가는 것에 합격을 받아냈고, 3년간의 광부 생활을 하기 위해 떠나게 되었습니다. 독일로 떠난 덕수와 달구는 살아서 보자는 인사를 하며 매일매일 힘들게 깊은 광산 속에서 일했습니다. 덕수는 집에 있는 가족들을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버텼고, 달구는 한국에서는 볼 수 없다고 생각한 글래머러스한 여자를 만나기 위해 하루하루를 버텨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일하다 쉬는 날이 되자 덕수는 자전거를 타며 거리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들려왔고, 그 노랫소리에 따라 시선을 옮긴 덕수는 노래를 부르고 있던 여자를 보고는 정신이 팔려 과일가게 노점상과 부딪히고 말았습니다. 덕분에 그 여자도 덕수를 볼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둘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생겼습니다. 덕수가 알게 된 여자는 한국 여자였고 이름은 영자였습니다. 이를 광부로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 말하자 달구는 역시 여자의 발육상태를 먼저 물어고 가볍게 무시하며 영화는 다음 장면으로 넘어갑니다.
평생 가족들을 위해 살아간 덕수
간호사로 파견 온 한국 여자들과 광부로 파견 온 한국 남자들의 단합대회 날이 되었고, 그들은 함께 춤추고 놀며 더 가까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덕수는 영자와 처음 만났을 때 영자가 먹고 싶다고 했던 한국음식을 기억해 두었다가 다시 만날 때 그 음식을 준비해 영자에게 가져갔습니다. 덕분에 영자도 마음이 조금 더 열렸고 둘은 덕수가 준비한 한국 음식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달구는 단합대회 날 봤던 외국인 여자 기숙사 사감과 약속을 위해 사감을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달구는 자신이 상상했던 것보다 격한 여자의 행동해 당황하며 생각과는 다른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다시 돌아와 덕수는 영자와 이야기하다가 처음 봤던 날 영자가 슬프게 노래 부르고 있었던 이유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러자 영자는 그냥 타국에서 일하는 것이 힘들어서 그랬다고 대답했습니다. 이에 덕수는 김치찌개 만들어 올 테니 혼자 울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덕수와 영자는 점점 더 친해졌고, 그 이후로 둘은 공원에서 데이트도 하고 장난도 치며 더 가까워졌습니다. 덕수는 영자가 처음 만나는 여자였기 때문에 서툴렀지만 최선을 다했고 둘은 어느새 손도 잡은 사이가 되었습니다. 독일로 광부 일을 하러 온 이래로 가장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던 덕수에게 어느 날 갑자기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덕수와 달구가 일하던 탄광 안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났고, 다친 달구를 구해주려던 덕수는 달구와 함께 광산 속에 갇히고 말았습니다. 병원으로 실려오는 다친 광부들을 본 영자는 덕수가 걱정되어 탄광으로 뛰어갔고 그곳에서 덕수와 달구가 아직 탄광 속에 갇혀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영자는 제발 광산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고 책임자에게 부탁하지만 끝내 거절당하고 말았습니다. 이를 본 한국 동료들은 광산에 갇힌 덕수와 달구를 직접 구하기 위해 광산으로 들어갔습니다. 한편 광산 속에 갇혀있는 덕수와 달구는 숨만 겨우 붙은 채로 누워서 구조되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의식이 점점 희미해질 때쯤 덕수와 달구를 구하러 광산으로 다시 들어갔던 동료들에 의해 그들은 겨우 구조되었습니다. 구조된 덕수는 영자가 일하는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고, 영자는 의식이 돌아온 덕수에게 다음 주말에 뭐하냐며 데이트 신청을 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덕수는 이번 주말까지가 비자 만료기간이었고, 비자 연장이 안되어 더 이상 독일에 남아있을 수 없던 덕수는 영자에게 같이 한국으로 돌아가자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영자는 귀국을 축하한다며 이를 거절했고, 덕수는 결국 영자를 두고 혼자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덕수가 집으로 돌아갔을 땐 덕수가 독일에서 열심히 벌어다 준 돈으로 번듯한 집도 생겨있었고, 가족들의 살림이 많이 좋아진 상태였습니다. 덕수가 한국에 돌아와 가족들에게 인사를 하고 다닐 때쯤 갑자기 영자가 한국으로 돌아와 갑자기 덕수를 찾아왔습니다. 영자와 덕수는 같이 앉아 술을 마시려는데 영자는 임신해서 술을 마실 수 없다고 했습니다. 덕수는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인 영자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고 당황했지만 금방 축하한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영자는 덕수의 뺨을 때렸습니다. 그리고는 한국 간다고 비행기 타기 전 날 있었던 일 때문에 임신한 것이라고 밝혔고, 둘은 결국 결혼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결혼 후 행복한 신혼 생활을 즐기던 덕수는 자신의 꿈이었던 해양사가 될 수 있는 해양대학교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갔을 땐 철없는 여동생 끝순이가 집이라도 팔아 결혼자금을 만들어달라며 떼쓰고 있었고, 고모가 죽게 되면서 남은 가게 '꽃분이네'를 어쩔 수 없이 인수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또다시 돈이 필요했던 덕수는 다시 독일로 돌아가 광부로 일을 하려고 했습니다. 철없는 여동생 끝순이는 그럼 돈 많이 버냐고 질문했고, 어머니는 절대 안 된다며 반대했습니다. 그리고 아내 영자도 끝순이의 결혼 때문에 가는 것을 모를 줄 아냐며 말렸지만 항상 가족들을 위해 살아왔던 덕수는 결국 또다시 한국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는 이번엔 친구 달구와 함께 베트남으로 떠났습니다. 그런데 도착하자마자 베트남에서는 전쟁이 일어났고, 덕수와 달구는 적군들을 피해 전쟁에 쫓기며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쫓기며 도망가던 중 한국군들을 만나 덕수와 달구는 그들과 함께 위험한 곳을 빠져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현지 주민들이 자신들도 데려가 달라는 말에 달구는 군인들에게 부탁했고, 결국 아이들만이라도 같이 빠져나갈 수 있게끔 해주려던 순간 갑자기 총알들이 날아오며 다시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갑자기 벌어진 총격전에 급하게 떠나려던 배에서 한 아이가 떨어졌고, 자신이 어렸을 적 잃어버린 막순이가 떠오른 덕수는 배에서 뛰어내려 아이를 구해주고는 자신도 올라타려다가 다리에 총을 맞아떨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덕수는 한 군인에 의해 배에 다시 올라탈 수 있었고 그 상황을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한편 덕수가 없는 동안 덕수네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해야 했던 영자는 힘들게 살아가고 있었고, 다리에 장애를 얻은 채 돌아온 덕수를 보고는 반가워하면서도 슬퍼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베트남까지 가서 돈을 벌어온 덕수 덕에 끝순이도 결혼을 할 수 있었고, 꽃분이네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막순이 찾았어요, 아버지
어느 날 방송국에서는 전쟁 때 헤어지게 된 이산가족들을 위한 방송들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덕수도 '흥남철수'사건 때 헤어지게 됐던 동생 막순이와 아버지를 혹시나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프로그램에 지원했고, 얼마 뒤 방송국으로부터 덕수의 아버지를 찾았다는 연락을 받지만 그는 아버지가 아녔습니다. 그리고 더 시간이 좀 더 흐르고 다시 방송국으로부터 연락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번엔 아버지가 아닌 여동생 막순이로 추정되는 여자를 찾았고, 그녀와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으나 그녀는 한국말을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덕수는 통역사를 통해 막순이로 추정되는 여자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그녀는 흥남부두에서 덕수가 그녀를 안고 뛰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 미군이 자신을 안고 배에 탔다고 말했습니다. 한국말을 전혀 하지 못하는 낯선 막순이의 모습에 덕수는 자신이 알고 있는 막순이의 신체적 특징을 얘기했고 그 얘기를 들은 여자는 덕수가 말한 특징을 보여주며 자신이 막순이임을 증명했습니다. 한국말은 하지 못했지만 자신을 안고 달리던 덕수가 했던 마지막 말을 기억한 막순이는 '여긴 운동장이 아니다, 오라버니 손 꼭 잡아라'라고 한국말로 직접 말했습니다. 한참의 세월이 흐른 뒤에야 막순이를 찾을 수 있었지만 다행히도 어머니는 막순이를 직접 본 뒤 돌아가시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시간이 한참 흐른 뒤 덕수는 많은 자식들과 가족들이 생겼고, 그들은 덕수에게 '꽃분이네'를 처분하고 다른 곳으로 옮기자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덕수는 그들의 말을 가볍게 무시했습니다. 사실 덕수가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꽃분이네를 처분하지 못하는 이유는 어렸을 때 덕수의 아버지가 꽃분이네서 만나자는 말만 남긴 채 돌아오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시간이 한참 흘러 덕수의 아버지가 돌아오지 못할 때가 되어서야 덕수는 '꽃분이네'를 정리하자는 말을 하며 영화는 끝이 났습니다.
덕수가 보여주는 우리 아버지 세대
영화 속 덕수는 피난길에 아버지와 동생 막순이를 잃게 되었습니다. 자신 때문에 막순이와 아버지를 둘 다 잃게 된 것 같았던 덕수는 괜찮다는 어머니의 말에도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아버지로부터 "이제 우리 가족의 가장은 너다"라는 말을 들은 덕수는 가족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며 항상 희생하며 열심히 살았습니다. 어린 시절 돈이 필요해 독일로 떠났고, 그곳에서 온갖 험한 일을 하며 열심히 돈을 벌어왔습니다. 또한 한국에 돌아온 후에도 자신의 꿈은 포기한 채 다른 가족들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또다시 베트남에 다녀왔습니다. 덕수는 평생 자신을 위해서는 살아본 적이 없으며 항상 가족들을 위한 삶을 살았습니다. 물론 영화 속에는 전쟁 뒤 가난한 사람들의 삶이라는 시대적 배경이 있었지만 덕수의 모습은 시대적 배경과는 상관없이 "아버지, 집안의 가장"이라는 위치를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영화 속 덕수라는 인물의 항상 자신보다 가족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희생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포기하는 부분들을 통해 그 모습을 더욱 잘 표현해주는 것 같습니다. 영화 속 시대적 배경에 더욱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더욱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은근히 위로받는 영화가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어 영화 '국제시장'을 우리 아버지 세대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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